[석산계곡] 나는 얕은 계곡 물이 좋았는데(인접주차 가능, 무료화장실, 약수터 있는 계곡, 경기도 양평군)
지도를 보다가 '석산계곡'이라고 쓰인 지명을 보고, 궁금해서 드라이브겸 다녀오기로 했다.
석산 계곡이라고 찍고 가고 있었는데 내비에 찍힌 곳에 도착하기 좀 전에 도로에 나무가 우거진 곳에 차들이 엄청 많이 주차되어있었다. 여기가 석산 계곡인가?
여긴가 싶어 빈 자리에 주차를 했다.
* 아래 사진상 우측 빈 공간에 최대한 붙여서 차를 대면 된다. 바로 우측 아래에 텐트칠만한 자리와 계곡이 길게 이어져있다.
평소에도 이런식으로 안 가봤던 곳을 찾아내곤 한다.
사진을 찍을때는 이미 일요일 오후 늦게라서 차들이 많이 빠졌지만, 낮에는 우측이 계곡이라서 그런지 도로변에 차들이 거의 꽉 차있었다. 따로 주차장이 있기는 한데 자리가 많지는 않다. 여유가 있다면 주차장에 대는 것이 안전할것 같다. 약수터(석간수)가 있고 약간 아래쪽이 주차장. 아무튼 나는 다른 차 뒤에 주차를 하고 한 바퀴 둘러본다.
바다든 계곡이든 주차장이 가까우면 정말 좋다. 석산 계곡은 계곡을 따라서 길게 텐트나 돗자리를 깔만한 자리가 잘 정리되어 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서 그렇게 자연스럽게 정리가 된 듯 하다.
아직 크게 정비된 곳은 아니었지만, 무료 화장실이 있어서 편리해보였다. 인근에 유원지도 있는 듯 하지만, 내가 들른 곳은 그렇게 되어있었다. 약수터를 중심으로 도로 위아래로 계곡을 따라 쭉~ 이용 가능하다.
물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던 터라 긴 바지를 입고 왔었는데 왠지 서운할 것 같아 물에 발을 담가보기로 한다. 바지를 걷고 석산 계곡을 잠시 들어가 본다. 물이 깊지 않아서 아이들이 놀기 정말 좋아보였다. 날이 더워서 그랬는지 물도 아주 차갑지도 않고 적당히 시원해서 좋았다. 곳곳에 돌로 둑을 만들어서 물을 가둔 곳도 보이고, 이끼 때문에 미끄럽고 물살이 센 곳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얕다. 익사 사고는 일어날 일 전혀 없을 것 같은 얕은 깊이었다.
이리저리 계곡물을 휘젓다가 밖으로 나오려는데 어떤 중년 부부가 계곡으로 내려온다. 왠지 사전 답사라도 온 모양이었는데 아저씨 혼자 계곡을 살펴보더니 대뜸 아내에게 "여기 물이 별로야"라고 한다. 가만 보니 물의 양? 깊이감?이 덜 했던 모양이다. 그렇게 계곡을 훑어 내려가며 부부가 답사를 하고 있었다.
나는 가족끼리 놀러오면, 특히 아이가 오면 좋은 장소겠다 싶었는데 별로라니... 하고 생각했다. 뭐든 상대적인 거지만, 매사에 불만 가득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런 생각도 할 필요가 없지만 괜히 처음 만난 계곡에 정이 들려던 차에 나쁜 소리를 들으니까 심술이 났는가보다. ㅎㅎ
도로를 따라 차들이 길게 늘어서서 운전할 때 조심해야했다. 여름엔 다들 암묵적으로 그렇게 이 계곡을 즐기고 있으니 누가 뭐라 하기도 뭐한 곳이다. 다들 조심하면 좋겠다.
시간이 지나고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자 차들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벌레 소리, 물 소리 들으면서 책을 한참 읽다가 모기가 이제 가야할 시간이라고 얄려준다. 확실히 산이라 그런지 저녁에 가까워 오면 어디선가 벌레들이 출동을 한다.
경기도에 계곡이 많지만 우연히 지도에서 발견한 이런 장소들이 나에겐 특별하다.
지도 검색하면 나오는 석산 계곡 위치가 아닌, 아래 지도에 따로 표시해놓은 중앙 부분의 별표 위치 부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도로가 계곡을 따라 이어지게 되어있는데 사람들이 갓길에 차를 대고 아래 사이트에서 물놀이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