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파니 [여행, 전시, 헥사투어]

[노을길] 혼자 걷고 싶었던 날... 바다 보며 힐링 트래킹 '해변길 5코스' (충청남도 태안군)

퍼니파니 2022. 8. 1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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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혼자 걸었던 태안 해변길

 

데크에서 이런 멋진 풍경도 만난다. 바다로 향하는 길에 한 컷 찍어보았다.

 

포스팅이 조금 늦었다. 올 봄에 날이 너무 뜨거워지기 전에 다녀온 걷기 여행. 충남 태안 '해변길' 이었다.

지도상 코스의 시작이 '백사장항' 이기 때문에 대부분 다른 사람들은 그 항에서 출발하는 듯 했는데, 나는 차를 가져갔기 때문에. 약간 늦은 출발지점인 삼봉 해수욕장에서 출발해서 꽃지 해수욕장까지 느긋하게 걷기로 했다.

 

출발하고 만나는 풍경들. 한국의 해변 답게, 바다와 소나무 방풍림이 잘 조성되어있다. 정말 아름답고 공기와 소리도 정말 좋았다.

 

거의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을 하기 때문에 가끔씩 이런 걷기 코스토 뛰쳐나가고 싶을 때가 있다. 습관처럼 지도 앱을 보며 저장해두었다가 가끔 이렇게 시간이 생기면 여행을 간다. 국내 여행은 크게 준비할 것도 없이 차만 끌고 가면 되니 마음도 편하고 걱정이 없다.

 

서해는 서해 바다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물이 탁하다고 싫어하기도 하지만, 수심이 잔잔해서 오히려 아이들과 놀기도 좋고, 이렇게 태안 같이 긴 해변으로 온다면 동해 못지 않은 길고 긴 바다 경치를 감상할 수도 있다. 해안 드라이브는 개인적으로 남해가 좋았지만, 서해도 잘 찾아보면 국립공원이나 멋진 스팟이 많다.

 

해변길 종합안내도. 고화질 이미지로 올려두니 참고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태안 해변길 코스 지도와 설명. 내가 걸은 곳은 '노을길'구간이다.(5코스)

태안 해변길 구간 별 간략한 설명들. 참고용.

 

 

 

이정표가 있어서 그런지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데크 길에는 천연기념물이라는 도마뱀도 구경할 수 있었다.

코스 자체는 어렵지 않은 해변을 따라 걷는 평지 길이고, 데크가 많이 깔려있지만, 중간중간 언덕을 올라야하는 미니 등산 코스도 있다.

귀하다는 실제 표범장지뱀도 실제로 관찰했는데, 귀여운 동상도 볼 수 있다. 실물을 못 보신 분들은 동상에서 사진이라도 찍으시면서 위로를... ㅎ

 

한참을 쉬어 갔던 나무 아래 벤치. 누가 가져다 놓으셨는지 모르겠지만. 감사합니다.

가만히 누워서 파소 소리를 들으며 핸드폰을 잠시 만졌는데, 고운 모래 가루가 화면에 날아와 붙었다. 태안 해변은 고운 모래 해변도 많이 있다. 날아오는 모래가 귀찮기 보다는 신기하기만 하다.

 

사람은 어째서 이렇게 자연을 그리워하면서 살게 되는 걸까? 아파트나 상가 건물을 지어도 꼭 그 주변에는 나무를 심어놓고 녹지를 조성한다. 미국 뉴욕을 비롯해 크고 작은 도시에는 도심 한 가운데에 호수와 녹지 공원이 잘 조성되어있다. 사람은 왜 자연을 그리워하고 곁에 두고 싶어하는 걸까.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고 공자는 말했다. 그 깊은 속 뜻을 나는 알 수가 없으나 인간 고유의 속성에 자연의 일부이며 그리워하는 속성이 들어있음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필요 없는 것 같은 잠도 반드시 자야만 하는 인간이기에 대부분 알 수 없는 것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렇게 만들어졌나보다 하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살다보면 나만의, 내 생각으로 이해 가능한 어떤 이유가 꼭 나타나는 때가 생기게 마련이다. 내가 이런 자연을 즐기는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를 언젠가 발견하게 될 날도 오겠지.

 

위의 사진은 중간에 어떤 언덕에 올랐을 때 발견한 전망대이다. 사진으로는 좌우 풍경이 담기지 않았지만, 서해 답지 않은 풍경에 눈이 시원해졌다. '서해답지 않다'는 말은 보통 서해 바다 위에 섬들이 즐비하기 마련인데 정말 수평선이 끝도없이 보이는 동해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해가 지는 날 일몰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장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참 걸어서 결국 꽃지해수욕장 까지 도착했다. 꽃지해수욕장 하면 생각나는 할아버지 할머니 바위이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내가 갔을 때 물이 빠진 시간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섬 가까이 걸어가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꽃지해수욕장 근처 구름다리를 건너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삼봉해수욕장 까지 돌아가는 콜택시를 불러서 돌아갔다. 혼자 왔느냐는 기사님의 물음에 멋적게 가만히 있었는데, 이런 곳은 둘이 오셔야죠~ 하고 말한다. 아저씨가 뭔가 어색하셨는지 이후로는 그런 얘기를 안 하신다. 하하.

 

 

 

한적하게 바닷 바람을 쐬고, 파소 도리를 들으며 땀흘려 걷던 그 길이 벌써 그립다.

날이 선선해지면 한 번 다시 걷고 싶다.

 

 

* 노을길은 백사장항 부터 시작하지만, 나는 '삼봉해수욕장'에 주차를 하고 출발했다. 삼봉해수욕장에 작은 주차장이 있는데, 여기에 차를 대고 출발했다.(아래 지도 참고) 그리고 마지막 꽃지해수욕장에서 카카오택시를 타고 돌아옴.

 

* 여름에는 삼봉해수욕장 안쪽으로 캠핑장을 운영한다. 주차도 이때는 소나무길 안쪽으로 가능하다. 마을 관리비를 걷으러 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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